전화가 끊긴 후 대수는 옥상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상황이 안 믿겨 졌다. 벌써 십오 년 동안 비참한 곳에 투옥되어 있었으니 대수는 강도질을 하고 나서 다시 감옥에 갈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미도. 미도가 알면 큰일이었다.
배낭을 꽉 쥐고 대수는 주변을 둘러 봤다. 모두 다 그를 쳐다 보고있었다. 깊이 숨을 쉬고 대수는 옥상에서 나와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 번도 이렇게 위험하게 고급스러운 가게에서 훔쳐본적이 없었지만 대수는 자기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
대수는 까르띠에 가게를 꽤 빨리 찾았다. 입구에서 몇 걸음 떠러저서 배낭을 열고 손을 넣어서 사진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사진 말고 대수는 또 다른 물건을 쥐어서 꺼냈다. 선글라스였다. 싸고 참 촌스럽게 생긴 선글라스였지만 대수는 팽계가 없었다, 어차피 필요 했으니.
안경을 끼고 대수는 가방에서 시계 사진을 꺼냈다. 솔직히 대수는 이 시계가 무지 마음에 들었다. 이것이 끝나고 시계를 가질 수 있도록 바랬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대수는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들어가자마자 대수는 인사를 받았다.
대수는 조용히 시계들이 전시된 곳으로 갔다. 상점 점원이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가게 반대편에서 무엇을 열심히 닦고 있었고 또 한 명은 대수를 눈으로 따라다니고 있었다. 전시장 앞에 오자마자 대수는 사진 안에 있던 시계를 찾기 시작했다.
“도와 드릴게 있나요?” 째려보던 용인이 걸어오면서 예기 했다. 대수는 무시하며 시계들을 계속 봤다.
“손님?”
대수는 시계를 찾았다. 보자마자 망치를 꺼내 유리를 깨서 시계를 잡았다. 시계에 손을 대자마자 바로 망치의 뾰족한 부분을 점원의 머리에 댔다. 대수는 입에 손가락을 대고 ‘쉬’ 하려고 했지만 입에서 숨 나오는 소리 뿐만 났다. 대수는 두 번째 점원 쪽으로 봤다. 그는 놀라서 가만히 대수를 멍하게 보면서 서 있었다. 닦고 있던 손목 시계가 그의 손에서 떨어졌다. 대수는 손가락질을 해서 그한테 이리 오라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제자리에 서 있어서 대수는 망치를 때릴거 처럼 들었다.
“안돼!” 두 번째 점원이 외쳤다.
대수는 다시 한번 조용히 하라고 ‘쉬’ 하면서 망치를 더 멀리 위협적으로 들었다. 그다음에 오라고 몸짓을 했다. 마침내 두 번째 점원이 걸어오기 시작했다. 대수는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두 점원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대수는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정문으로 뛰기 시작했다.
“야, 이 놈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뒤 돌아보니까 두 경비원이 대수를 쫓고 있었다. “당장 멈춰!”
전력 질주를 하며 사람들을 여기저기 밀어치고 달렸다. 백화점에서 나온 다음에 대수는 첫째로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조금 더 뛴 다음에 대수는 뒤 돌아 보았다. 경비원들이 안 보였다. 하지만 대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여기서 최대한 멀리 가야 됬다.
기정이 문자 보낸 지 벌써 삼 주일쯤 지나가 버렸다. 처음에 우연이는 답변을 보내려고 했었는데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다음날까지 미루게 되고 결국에는 답변을 아직 보내지 않은 것도 잊었다. 문자를 보낼 생각이 가끔 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할 일이 많아지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 무서워졌다. 우연이는 맨날 대본을 쓰니 학점이 자꾸 점점 더 떨어지고 있었다. 매주 새롭게 쓴 대본을 감독에게 냈는대 대본 쓰기에 집중한 우연이는 과제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었고 어느 날 점수가 나온 것을 보고 보고 깜짝 놀라서 울 뻔했다. 이후로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잘 본 우연이는 다시 과제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기정이를 못 봤다. 회사도 안 가고 대본을 혼자 쓰는 우연이는 자꾸 떠오르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 생각하면 안 돼.
그날이 되어 우연이는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회사 앞까지 와 있었다. 이유 없이 토할 듯 배가 아프고 있었다. 왤까? 생각하고 한숨을 쉬은 우연이는 마음을 먹었다. 무섭지 않아. 하나도 무섭지 않아. 기정이를 다시 보겠지, 뭐… 우연이는 회사 정문에 들어가서 회의실로 갔다. 대본 리딩은 바로 그 날이었다.
남기정, 전 남자친구. 안예림, 전 남자친구를 좋아하던 그 나쁜 짓을 많이 한 여자.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소식: 남자 악역으로 들어온 변태신. 태신이는 고등학생 때 집에서 멀리 떨어진 아파트에서 자취하면서 기정이와 살았던 친구였다. 둘은 재밌게 놀기도 싸우기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옛날에 우연이는 이상해 보였던 태신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정이의 친구라 잘 해 주었다.
그날 세명 다 다시 보게 될 생각이 든 우연이가 대본 리딩 있는 사무실 밖에 멈추고
잠시 망설였다. 나는 멋져. 나는 멋져. 나는 멋져.
다행히, 대본 리딩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정이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서 대본을 읽었고, 예림이는 감독의 말을 듣고 예쁘게 웃기만 했고, 태신이만 우연이를 쳐다봤다.
“오랜만이네.” 대본 리딩 후 태신이는 느닷없이 다가와서 일부러 말을 걸었다. 그는 기정이를 힐끔보고 미소를 살짝 지으며 또 말을 걸었다.
“우연아,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다니. . . 운명이라 할까? 반갑다, 진짜.”
기정이는 아직 우연이 쪽으로 보지 않으면서 태신이를 바라봤다. “입 좀 조심해라.”
“왜? 나랑 싸울래? 옛날처럼 또 싸울까 우리? 근데 그때 우연이랑 바로 헤어진 후 우리 싸웠잖아. 요즘 넌 내 라이벌 아냐. 아, 그래. 처음에 모델로, 이제 배우로서도 내 라이벌 맞겠지. 그런데 우연이 관련한 일은….넌 라이벌 아니잖아. 알잖아. 걔는 너랑 헤어진 거.”
스탭들은 거의 다 방에서 나가고 없었지만 감독은 남아 있었다. 감독은 몰래 보고 있었다. 웬일이었을까?그 귀엽고 평범한 웬툰 작가가 이런 신기한, 아무도 모르는 과거가 있었다니…
“그리고,” 태신이가 우연이를 바라보고 계속 말했다. “우연이는 완전 이뻐졌어.”
“우연이는 처음부터 여신이였어!” 일어서서 화가 난 기정이가 소리 질렸다. “그리고 날 떠나길 잘 했어!”
“어? 그럼 네가 왜 아직 좋아하는 척 하고 있어?”
“….”
“자, 자, 진정하시죠.” 이제 감독이 말을 했다. “오늘은 많이들 고생하셨는데 배고프시죠? 회식은 어때요? 회사 안에서 음식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식사 같이 하시겠어요?”
“….”
뒤에서 중얼거리는 예림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기적인 기지배야. 항상 익명, 익명, 유명해지면 안 돼…”
감독이 못 들은 척하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좋네요! 회사 식당으로 모셔 드릴게요~” 감독은 우연이의 손을 잡고 같이 방을 나갔다. 우연이가 드디어 숨을 좀 쉴 수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거…왜…
회식은 경직된 분위기의 식사였다. 기정이는 묵묵히 앉아 있었고 예림은 매니저하고만 말을 하고 있었다. 감독이 기정과 태신 가운데 앉아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우연이와 대화를 열심히 하려고 했다. 우연이를 꼬시려고 태신이는 자꾸 말을 걸었지만 우연이는 결국 일어서서 인사주고 자리를 나섰다.
“공부할 것이 많아서…”라고 하면서 회식 자리에서 일찍 떠난 우연이는 급히 나왔다.
“우연아. 잠깐만. 가지마. 나 할 말 있어.”
우연이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따라오지 마.”
“걱정됐잖아. 아까 안예림이 중얼거리는 걸 못 들었어? 조심해야 해, 우연아. 쟤는 복수할 수도 있어.”
우연이가 갑자기 돌아서서 기정이를 바라봤다. 마음이 흔들리는 걸 느끼며 물어봤다. “아까 한 말. ‘날 떠나길 잘했다는 건’ 무슨 말이야?”
“갑자기 왜? 우연아, 감독님한테 도와 달라고 해 봤어? 예림이가 진짜 위험할 것 같은데. 익명으로 하고 싶은 거 쟤가 다 일부러 망칠 수도 있어.”
말도 없이 우연이가 기정이를 바라봤다. 기정이는 한숨을 쉬고 다시 말했다.
“넌 그때 뭘 그리 잘했다고…. 나한테 헤어지자고 해서 우리 서로 안 아프게 더 좋은 사람도 되고, 꿈도 더 잘 꾸고, 내가 더 좋은 남자로 변할 수 있게 해 줬다는 말이었어. 아팠어. 지금도 가끔 아프지. 그런데 다시 보게 됐잖아. 네 선택이 옳았어. 그래서 잘 했다구 했지. 내가 모델로 활동도 하고, 배우도 되고-“
“그런데 왜 나를 이렇게 자꾸 따라와? 헤어진 걸 잘했다면서!”
“난—난!” 기정이는 말하려 했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우연이는…”
“날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왜 이래?”
우연이가 다가가서 화난 목소리로 물어봤다. 기정이는 망설였다가 갑자기 한 걸음 더 다가와서 우연이의 얼굴을 손으로 쌀쌀하게 잡았다. 옛 생각이 떠올랐다. 그때는 울면서…
하지만 이것이 현재였다. 잠시 동안 서로 눈을 맞추다가 기정이는 몇 년 만에 전 여자친구의 입술에 키스해 버렸다.
삼 초 후 감독이 갑자기 나오는 바람에 둘은 깜짝 놀라서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다. 감독만 남아 있었다.
“오늘 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 감독이 아무도 없이 방 혼자 중얼거렸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강하나 씨 많이 힘들었죠? 수술이 4시간 넘게 걸렸는데 참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얼굴에 붕대를 묶었는데 일주일 동안 차야 돼요. 절대로 풀지 말고 얼굴에 거친 느낌이 들면 물티슈로 닦아주세요. 그리고 원하는 대로 지방 흡입술을 했으니까 당분간 당 높은 음식을 피하시고, 채소, 과일 같은 단당류 음식을 섭취주세요. 물론 야식도 피하는게 좋을 거예요. 그럼 1주일 뒤에 다시 봐요!”
집으로 걸어가면서 마취가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수술이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따끔할 정도로 아팠는데 집에 도착하자 마자 미친 듯이 아팠다. 마치 아주 뾰족한 바늘이 내 얼굴을 찌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러 부위에 수술을 해서 이 정도 고통은 예상했다. 턱, 쌍꺼풀, 코, 가슴, 양악, 이마, 등등 거의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버렸다. 내가 여러 부위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의사의 권고로 수술을 그렇게 했다. 예뻐지고 싶다고 말 했을때 의사 선생님은 확신을 줄 표정으로 나를 보고 미인으로 만들어 준다고 했다. 수술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일주일 뒤에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서 붕대를 풀었다. 나는 내 얼굴을 거울 보기 전에 손등을 보았다. 유심히 보니까 손가락이 되게 가늘고 길었다. 계속 밑으로 보니까 뱃살은 하나도 안 보였다. 원래는 뱃살이 나오면서 하체를 가려야 하는데, 그게 없어지고 날씬한 배가 생겼다.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나는 거울에 다가가 내 모습을 봤다.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손가락으로 볼을 꼬집자마자 현실로 돌아와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맞는 거라고 확실 했다.
다음 날 정민이한테 전화했다.
“정민아… 한 가지 당부할 일이 있는데…”
정민이는 눈치가 빨라서 그런지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오디션 날짜랑 장소를 잡아줬다. 우연히 내가 저번에 떨어졌던 JPY 대형 기획사였다.
오디션 날에 나는 저 번 처럼 오디션 장소에 도착했고 절차에 따라 오디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유심히 보니까 저번에 나를 심사했던 분들이였다. 나는 가명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에 살았던 교포 출신 제니라고 합니다. 말이 조금 서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제니 씨는 상당히 예쁘시네요. 주변에 그런 소리 많이 듣죠?”
예쁘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봐서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안 하고 수줍게 웃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네요. 교포시면 해외에 오래 살았겠네요?”
“네, 거의 10년 넘게 살았어요..”
내 목소리가 들킬까 봐 대답을 짧게 했는데 다행히 아무도 눈치를 못 챘다. 이런 사적인 질문들을 한참 동안 하고 내가 대답을 연속으로 해도 아무도 내가 강하나인지 몰랐다.
대수는 미도를 바라 보았다. 손 하나를 올려서 대수는 미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는 알수 없었다. 대수는 비밀을 자기 혼자 견딜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한숨을 깊게 쉬고 대수는 뒤돌아 미도를 안아 주었다.
“사랑해요,” 미도가 조용히 말을 했다. 그는 약간 얼굴을 올려서 대수하고 입을 맞추려고 다가왔다. 이것을 보고 대수는 빨리 일어섰다. 미도는 가만히 침대에 앉아서 바닥을 째려 보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이러는 거야,” 미도가 말을 했지만 대수는 안 듣고 있었다.
대수는 얼어서서 미도의 식탁 위에 있는 상자를 쳐다봤다. 이 상자는 대수가 많이 봤었던 상자였다; 꼭 선물 상자처럼 명주 끈으로 묶여 있고 보라색 무늬로 꾸며저 있었다.
“안 들려?” 미도는 대수를 보자마자 그의 공포로 가득 찬 눈을 알아 차 렸다. 대수가 무엇을 보고 그러는지 보고 미도는 입을 다물었다.
대수는 서서히 상자로 다가왔다. 한 걸음마다 대수의 심장 맥박이 더 빨라젓다. 드디어 식탁에 도착한 후 상자의 끈을 조심히 풀었다. 흔들리는 손으로 뚜껑을 열고 대수는 상자 안을 보았다. 안에는 단지 종이쪽지 하나가 있었다.
“뭐야?”
대수는 상자에서 쪽지를 꺼낸 다음에 읽었다. 그 하얀 종이에는 검은 잉크로 숫자 열 개가 적혀있었다. 전화번호였다.
대수는 바로 자기 휴대폰을 찾아서 번호들을 찍어 넣었다. 휴대폰을 귀에 대고 전화가 연결되는 것을 들으면서 대수는 긴장둰채 기다렸다.
“이거 누구인지 알아?”
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누구야, 또 뭘 원하기래…”
“오대수.”
전화기에서 자기 이름을 듣자마자 오대수는 소름이 돋았다. 이 목소리는 어딘가에서 많이 들었던 목소리였는데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오대수, 내 말 잘 들어봐.”
대수는 입을 꽉 물고 듣고 있었다.
“이제쯤은 다 알고 있겠지? 너의 딸. 미도, 응?”
대수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있자 말이야, 너의 최면가, 유형자. 유형자는 너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어. 사실 형자는 너를 속였어.”
대수는 갑자기 분노했다. 말하고 싶었지만 대수는 수화기 안으로 오직 짐승 같은 소리 못 냈다.
“여하튼, 그만 좀 울고 이제 잘 들어봐 오대수. 지금 제대로 안 들으면 후회할걸,” 전화기 뒤에서 기름진 목소리가 얘기했다. “한 시간 안으로 압구정로와 논현로에 있는 현대백화점의 옥상으로 와. 그때 너 거기에 없으면… 미도가 사실을 알면 모든 게 참 곤란해지지 않을까?”
장재범: 해수야 진정해. 왜, 여기 뭔가가 있니? 내 전처 하고 친하니? [장재범이 악의적인 미소로 장재열한테 물었다.]
지해수: 야. 나랑 얘기해. 나랑.
장재범: 와~ 진짜 친한가 보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는 이런 열정이 없었는데.
장재열: 해수야,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그런데 내가 설명할 수 있어. 제발 한번 만 믿어줘.
지해수: 이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관 없어. 빨리 구급차를 부르든지 병원에 가봐. 난 더 이상 여기 못 있어.
장재열: 해수야 잠깐만!
지해수는 너무 당황스럽고 충격을 받아서 울면서 택시를 불렀어요.
장재열이 전남편의 형이라는 사실을 포함하지 못했다. 질문이 너무 많았다: 장재범은 어떻게 감옥에서 나왔지? 장재열에게 원하는 것은 뭐지? 장재열을 점점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어떡하지? 지해수가 부주의하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마음이 압도 당해서, 쓰러졌다.
[병원에서]
수광: 엄마 깼어?
지해수: 수광아, 엄마 괜찮아? 근데 여기가 어디야?
수광: 병원이야. 엄마가 길거리에서 쓰러졌는데 이 아저씨가 엄마를 발견했어.
지해수: 누가?
장재열: 해수야, 괜찮아? 정말 미안해, 다 내 탓이야. 초기에 내가 누구인지 얘기 했어야 되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다는 것을 인정해.
지해수: 그래서, 네 형이 내 전남편이라는 것을 알고선 계속 나를 쫓아다닌 거야? 수광이는 네 조카인데도?
장재열: 해수야, 나는 진심으로 이 상황이 일어날지 예상도 못했어. 오늘 뿐 아니라, 내가 사랑에 빠지는 것 다.
지해수: 진짜 그렇다면 이제 우리 어떻게 되는 거야? 우리의 복잡한 관계를 그냥 모르는 척하고 살까?
장재열: 난 이미 형과 관계를 끊었어. 나랑 우리의 상황을 극복할 자신 있으면, 같이 가서 해결하자.
지해수: 속 시원하게 그럴 거라고 말하고 싶은데, 아직 자신이 없어. 생각을 좀 정리하고 다시 연락 하자. 근데 말이야, 아까 심하게 안 다쳐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