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5: 허니문 단계

지해수, 장재열 그리고 수광이는 식탁에 앉아있었다. 식탁 위에 장재열이 준비한 깔끔한 식사가 준비되었다. 모두 입 다물고 먹으면서 젓가락이 그릇을 긁는 소리밖에 아무 소리가 안 들렸다. 한동안 셋이 침묵 안에 먹었다.

 

장재열: 수광아, 제일 좋아하는 축구팀은 누구야? 난 리버풀이 최고인 것 같아.

수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해수가 비열한 웃음을 냈다. 장재열이 진지하게 수광이와 친해지려고 하는 노력을 보였다. 수광이의 완고한 성격을 알지만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알 기 때문에 장제열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장재열: 아…그렀구나. 나도 걔네들 좋아해. 라이벌 팀들을 좋아할 수 도 있지. 그럼 제일 좋아하는 학교 과목은 뭐야?

수광: 엄마, 밥 잘 먹었습니다. 이제 내 방으로 가도 되지요? [의자에서 일어났다.]

지해수: 지금 손님이 계시는데, 그건 버릇 없잖아.

수광: 알겠습니다, 어머니. [의자에 털썩 떨어졌다.]

근데 아저씨, 우리 엄마의 환자 아니에요?

장재열: 어..그건 맞는 말이기도 한데..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모르겠네.

수광: 왜요? 조현병이 벌써 다 회복했어요?

지해수: 수광아, 인제 방으로 가봐.

수광: 아싸!

지해수와 장재열은 둘이 식탁에 남아있었다.

지해수: ㅋㅋ 미안하다. 우리 수광이는 때때로 다루기 힘들어서…

장재열: 아니야. 그 나이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혼자 키우기는 힘들겠다.

지해수: 힘들지. 근데 어쩌겠어,  아빠가 떠났는데.

[어색한 침묵]

장재열: 그런데 말이야..우리끼리 여행가는 것은 어때? 우리 둘이 제주도에 가서  스트레스를 쭉 풀고 맛있는 음식을 먹자!

지해수: 장재열 씨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가이지만 나는 일 빠지면 안 되거든.

장재열: 제발~ 딱 이틀만 가자.

그 다음 주에 둘이 차를 빌리고 운전해서 제주도로 여행 갔다. 제주도에서 바닷가를 처다보면서 쉬고, 책을 읽고, 맛있는 해물을 먹고, 스노클을 쓰고 잠수하고 시간을 보냈어요.

 

그날 밤에 둘이 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장재열: 편해?

지해수: 응.

장재열: 나도. 이 순간이 절대로 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둘의 마음이 너무 오랜만에 완전히 편안했다.

지해수: 인생이 항상 이랬으면 진짜 살만하겠다.

장재열: 우리 평생 이대로 살까? 안 돌아가면 되잖아.

지해수: 부모 중 한 쪽이 수광이를 이미 두고 갔는데, 나도 그를 버리고 가면 그가 진짜 큰 정신적 충격을 있는 아이가 될 걸.

장재열: 농담이였어. 농담.

근데..우리 형이 지해수 씨 한테 상처를 많이 줬 나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상처.

지해수: 글쎄,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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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에피소드 5: 허니문 단계”

  1. 장재열이 수광이와 친해지려고 보니까 귀엽다~
    나는 그들이 함께 행복하게 끝나기를 바랍니다! 걱정이나 문제없이.

  2.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 글이 정말 재미있어서 에피 1부터 5까지 단숨에 읽었어요ㅋㅋㅋㅋㅋ 이 드라마는 본 적이 없는데 꼭 찾아봐야겠어요. 특히 수광이랑 장재열이 앞으로 어떻게 친해지게 될지(친해지는거 맞겠죠?ㅋㅋㅋ) 정말 궁금해요!! 사실 글을 너무 매끄럽게 잘 쓰셔서 제가 고쳐드릴 부분이 거의 없는거같아요… 저보다 잘쓰세욬ㅋㅋㅋ 그래도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겠다~ 싶었던 몇 부분만 알려드릴게요!!ㅎㅎㅎ

    1) 식탁 위에 장재열이 준비한 깔끔한 식사가 준비되었다. → 이 문장은 ‘준비’라는 단어가 중복되고 있네요. 그래서 “식탁 위에는 장재열이 준비한 깔끔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라고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젓가락이 그릇을 긁는 소리밖에 아무 소리가 안 들렸다. → “젓가락이 그릇을 긁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혹은 “젓가락이 그릇을 긁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라고 쓰면 조금 더 자연스러울거 같아용!
    3) 조현병이 벌써 다 회복했어요? → 말을 할 때는 보통 “조현병이 벌써 다 나았어요?”라고 쓰는게 자연스러울거같아요~
    4) 나도 그를 버리고 가면 그가 진짜 큰 정신적 충격을 있는 아이가 될 걸. → 한국어에서는 영어처럼 ‘그(he)’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를 ‘걔’로 바꿔보는건 어떨까요? “나까지 걜 버리고 가면 걔는 진짜 큰 정신적 충격을 받게될 걸.” 이렇게요ㅎㅎㅎ

    다음 에피소드들도 기대할게요!! 실제로 이야기해 볼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 한 주 잘 보내세요!!

  3. 안녕하세요!! 저도 반갑습니다! 요즘 이 수업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 많이 읽고 있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분들 글과 다르게 극본 형태로 쓰셨네요! 인물들의 대사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고, 또 중간중간 볼드체로 심리를 설명해 주신 것도 독창적이었습니다. 다만, 볼드체로 설명하는 내용이 등장인물의 심리뿐만 아니라, 내용을 급작스레 전개시킬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다음 주에 둘이 차를 빌리고 운전해서 제주도로 여행 갔다. 제주도에서 바닷가를 처다보면서 쉬고, 책을 읽고, 맛있는 해물을 먹고, 스노클을 쓰고 잠수하고 시간을 보냈어요.” 부분에서, 뭔가 내용이 급진전된다는 느낌? 하지만, 따지고 보면 중요한 것은 둘이 로맨틱한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지, 그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나름의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여행에 대해 디테일을 조금 더 넣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대사와 설명의 적절한 배합으로 보여주시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오늘 보인 어색한 분위기, 재열을 튕겨내는 수광이… 등등 앞으로도 이런 세세한 묘사 기대하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글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그냥 몇가지 문장만 코멘트할게요!!

    1. 나도. 이 순간이 절대로 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 순간이 절대로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의 표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나다, 라는 표현은 순간에 쓰지 않거든요…ㅜㅠㅠ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순간이 지나가버린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의자에서 일어났다.] [의자에 털썩 떨어졌다.]는 극본에서 지시문을 의도하시고 쓰신 것 같아요!! 지시문에서는 대개 현재형, present tense를 씁니다! [의자에서 일어난다.], [의자에 털썩 떨어진다.] 왜냐하면, 혹시 혜은 씨의 극본을 무댜에 올릴 때는 현실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이니까요!!
    3. 그냥 왠지… 해수가 “비열한” 웃음을 짓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ㅠㅠ제가 내용 이해가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해수가 재열에게 악의를 품고 있지 않은 이상 “비열한” 웃음은 뭔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ㅜㅜㅠㅜ의도하신 게 있다면 괜찮습니다….

    감사해요!! 또 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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