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고층건물의 옥상에 도착할 때 그림자가 크게 웃으면서 지은에게 점점 다가갔다.
“아직도 모르지? 하하하하하… 은호가 바람핀다고 생각했지? 아 진짜 너무 웃겨.”
“야. 그만 웃어. 넌 누구야? 도대체 누구냐고?!”
“쯧쯧. 내가 누구냐고? 날 못알아보겠어? 참 웃긴다. 내가 무슨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네 소중한 약혼자의 전 여자친구가 아니고 널 꼬시려고 은호를 죽이고 싶어하는 남자도 아니야. 나는 너야, 멍청아. 하하하하”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마…”
“나는 너고 너는 나야. 나는 너의 가슴속에 있는 어두움이야.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드디어 네가 잊어버린 기억들을 하나 둘씩 말해 줄게. 다 설명할게.”
“어떤… 기억들?”
“네 전 남자친구 김선호를 죽였던 그 범죄가… 바로 너야.”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그녀의 눈이 바로 커졌다.
“그가 너를 도와주려고 했을 때 너는 김선호를 다리에서 밀었어. 내려가면서 그가 다리의 난간을 잡았을 때, 너는 그의 눈 하나를 칼로 찔러서 넘어지게 했어. 그런데 무엇을 위해서? 그를 죽였을까? 바로 네가 쓴 이야기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그렇게 했지. 하하하하”
갑자기 모든 잃어버린 기억들이 다 머릿속에 떠올랐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건 충분하지 않았지. 이야기가 다 끝나서 재미없었잖아. 그래서 다음 타겟으로 넘어갔지. 너무너무 신났었어. 하하하. 너는 은호도 죽이려고 했어.
화분을 밀고
미끄러지게 하려고 계단에 기름을 바르고
은호를 감전사로 죽게 만들려고 그가 있는 욕조에 헤어드라이어를 집어넣고
마시고 있는 와인에 독을 넣어서 독살하려고도 하고
그런데, 그는 매번 아슬아슬하게 죽음을 모면하게 되어서 너는 되게 답답했지. 그래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를 납치했어.
은호를 칼로 찌르기까지도 했어.
근데 네가 세운 계획들이 다 실패했을 때는 자살하려고 건물에서 뛰어내렸어. 근데 그 건물은 충분히 높지 않아서 네가 살아남았지만 너의 진짜 몸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지금 우리가 있는 세계는 다 너의 머릿속에 있어. 은호가 너를 지키려고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어.
너무나 신나는 이야기지! 왜 안웃어? 뜻깊은 사랑, 배신, 깨지지 않는 신의… 딱 네가 원하는 멜로였잖아.
은호, 그 바보는 그의 초능력으로 너를 방문하고 있었다. 저녁 때 현실 세계로 다시 가는 거야. 그래서 매일 밤 사라진 거고…
그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제 알겠어? 네가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는 여전히 너를 보호하고 있어. 네 이야기의 완벽한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