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 박현수

EP3: 결심

약속한대로 1주일 뒤에 집에 전화가 왔다. 합격했다는 소식 알려 줄 거라고 예상을 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전화를 받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디션 할 때 나를 극찬했던 남자 분이였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받을 거라고 확신했지만, 나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않고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떨어진 거예요? 그렇게 좋은 평가를 주더니..”

“강하나씨 노래 실력이 뛰어난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다른 가수들에 비해 뭔가 조금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부족한 거예요? 저는 오디션에 와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 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요?”

“강하나 씨… 강하나 씨 한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아…”

그분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한동안 망설였다.

“저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해주세요. 제 노래 실력 말고 다른 이유로 떨어트렸다면 제가 그게 뭔지 알고 고치면 되잖아요? 그렇죠?”

“솔직히 말을 해줄게요. 강하나씨는 노래 실력이 있지만 외모가 수준 이하세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수가 되고 싶으면 사람들 한테 관심을 받아야 되는데 그것을 가질려면 외모도 실력만큼 따라줘야 되죠.. 특히 우리가 있는 세계화된 사회 속에 비주얼 비중이 더 높잖아요.. 좀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저희 입장도 이해해 주시길 바래요.”

그 말을 다 들은 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았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나도 나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계속 침묵한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나는 눈을 안 감고 멍 때리고 있는 듯이 아무 생각을 안 했다. 갑자기 그 전화 생각을 생각하다가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결국, 나는 펑펑 울었다. 그런데 내 슬픔이 분노로 변했다. 다시 생각을 해보니까 결과는 너무 모순적인 것 같았다. 오디션에서 그렇게 극찬을 해줬는데, 내 실력이 아닌 외모적인 문제로 나를 떨어 틀었던게 어이가 없었다. 속으로 화를 내다가 점점 마음이 가라앉았다. 정민이를 보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 집에 가서 나는 내 결과를 알려줬다.

“그런 말 도 안되는 이유로 너를 떨어 트렸다니.. 다른 기획사에 일 하는 사람 있는데 거기 소개 해줄께. 내일 같이 가보자.”

“정민아, 나를 격려를 해주는 거는 고맙지만 현실적으로 생각을 하면 말이 맞는 거 같아. 가수가 되고 싶으면 관중 앞에 서고 공연을 해야 되는데 외모를 가진 가수가 더 성공률이 높잖아..”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일단 내일 같이 가보자. 거기는 다를 거야.”

“어디에 가도 결과는 똑같을 거라고 예상해. 그런데 나는 가수라는 꿈을 포기를 할 수가 없어. 그 전화는 내 기억 속에 평생 남을 거야.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어. 나는 성형수술을 할 거야.”

Click to rate this post!
[Total: 2 Average: 4]

5 thoughts on “EP3 – 박현수”

  1. 뭐?! 강하나 너무 불쌍하다~
    이제 하나는 수술 후에 유명해질 것 같아, 그런 느낌이 있어…
    그래도 하나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2. 전환점이 나왔네요! 슬픈게 이상황이 한국 연예계의 사실에서 멀지않은 것 같아요. 강하나가 많이 실망 했나봐요, 그런데 하나가 어떻게 극복할찌 기대해요!

  3. 자신이 먼저 원해서가 아닌 사회의 잣대에 맞춰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는 일이 정말 자주 있는 것 같아요ㅠㅠㅠ 하나를 응원합니당!!

  4. 한국어 표현들이 정말 탁월하신 것 같아요! ‘단도직입적’이라는 표현이나 특히 통화 중 면접관이 하나가 떨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서의 표현들이 무척 구체적이면서도 좋았습니다~! 또한 통화를 마친 후에 혼자 생각에 빠지고 슬픔에서 분노로 감정이 변하는 것도 솔직하게 잘 그려진 것 같아서 생생히 하나를 제 머릿속에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소하긴 하지만, 글을 읽다보니 작은 궁금증이 생겼어요~ 통화 후에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긴 하나를 보고 하나가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문단 마지막 문장에서 집에 간 뒤에 정민이에게 결과를 알려주었다고 나와있더라구요~ 어디에서 결과를 알게 된 것인가요?? 어디서, 주변의 상황이 어떨 때 (ex. 회사에서, 길거리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혼자, 친구들과 있다가 등등) 그 결과를 알게 되었는지도 하나가 ‘성형’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데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아 궁금해져서 여쭤봅니다!(:
    조금 더 글을 현실적이게 표현하도록 하자면, 대화체에서는 ‘~을/를’을 거의 안 써요~!
    “솔직히 말을 해줄게요” 보다는 “솔직히 말해줄게요”, “격려를 해주는 거는” 보다는 “격려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생각을 하면”보다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쓸데없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보다는 “쓸데없는 생각 가지지 말고” 이런 식으로요~!
    대화체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메신저를 할 때나 비공식적인 글을 쓸 때에도 이렇게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ㅎㅎ

    전반적으로 글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 무척 재미있어요!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글 잘 읽었습니다~!!

  5. 안녕하세요!ㅎㅎ

    댓글을 달아 드리기 위해서 에피소드 3을 두 세 번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이번 편이 ‘미녀는 괴로워’의 주제이기도 한 외모 지상주의의 문제점을 아주 단적으로,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서 무척 인상 깊었어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수가 되고 싶으면 사람들 한테 관심을 받아야 되는데 그것을 가질려면 외모도 실력만큼 따라줘야 되죠.', '가수가 되고 싶으면 관중 앞에 서고 공연을 해야 되는데 외모를 가진 가수가 더 성공률이 높잖아.' 등의 문장은 외모 지상주의가 얼마나 우리 사회에 깊게 잠식되어 있는지 아주 잘 전달하는 훌륭한 문장들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지연 언니와 마찬가지로, ‘단도직입적으로’,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다’와 같은 어려울 수도 있는 한국어 표현들을 올바른 맥락에 너무 잘 사용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부모님과 한국어를 사용하셔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능력이 있으셔서 팬 픽션이 더 매끄럽게 읽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잘 이해할 수 없는 문장도 있었는데, 바로 ‘세계화된 사회 속에 비주얼 비중이 더 높잖아요.’이 문장이에요. 세계화와 비주얼 비중이 더 높은 것 사이의 관계를 전 잘 이해를 못 하겠더라고요. 혹시 무엇을 의도하고 이런 문장을 쓰셨나요?ㅜㅜ 이 문장 앞이나 뒤에 세계화와 비주얼 비중이 더 높은 것 사이의 관계를 간단하게나마 설명하는 문장을 넣으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한나가 전화를 받고 실망하는 장면에서 ‘나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않고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는 ‘나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않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요! 물론 ‘나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않고’ 역시도 아주 수준 높은 표현이지만, 이 표현은 내가 100을 기대했는데 결과가 80일 때만 쓰는 표현이에요. 한나의 상황은 합격을 예상했는데, 그 예상과 정반대로 불합격을 한 충격적인 상황이죠? 즉 100을 기대했는데 결과가 0인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나의 기대치를 만족하지 않고’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어요. 그럼 어떤 표현을 사용하면 되냐고요? ‘나의 예상과/나의 기대와 정 반대로’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됩니당~

    그리고 ‘나는 눈을 안 감고 멍 때리고 있는 듯이 아무 생각을 안 했다’라는 문장에서 굳이 ‘멍 때리고 있는 듯이’라고 길게 쓸 필요는 없어요. 눈을 안 감고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멍 때리는 것 같은 게 아니라 멍 때리는 것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냥 ‘나는 눈을 안 감고 멍을 때리며 아무 생각을 안 했다.’라고 쓰면 돼요!

    다시 한 번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한국어 실력도 대단하세요! 멋있어요! 앞으로도 같이 재미있게 얘기도 하고 공부도 해 봐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