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열과 한강우가 해장국 집에 갔더니 맨 구석에 있는 식탁에 지해수가 앉아 있었다.
한강우: 아저씨, 저기 지해수 씨 아니에요?
장재열: 여기에서 우연히 만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근데, 왜 술을 혼자서 마시지?
한강우: 그러게요.. 불쌍해 보이네요. 아저씨가 어떻게 좀 해보세요.
장재열: 내가 왜? 지금까지 연락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는데. 내가 왜먼저 아는 척해야 하는 건데?
한강우: 아저씨는 지해수 씨를 사랑하잖아요. 사랑은 바로 먼저 항복하는 것이잖아요.
장재열: 강우, 너 언제부터 이렇게 아는 척하게 됐어?
한강우: 아저씨도 내가 맞다는걸 알잖아요.
장재열: 그래. 아직 난 말짱하니까 내가 가서 얘기해볼게.
한강우: 준비 완료, 10, 9, 8, 7,…
이때는, 지해수는 술에 취해 정신이 몽롱했다.
지해수: 언니! 한잔 더 주세요!
장재열: 그만 마시는 게 좋지 않을까?
지해수: 아저씨의 일이나 열심히 하세요. 저는 괜찮거든요.
장재열: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나한테 이렇게 인사하는 거야?
지해수가 눈을 비비면서 장재열을 올려다보았다.
지해수: 장..장재열?
장재열: 당황스러워? 반갑다 지해수.
지해수: 나를 스토킹했니?
장재열: 야,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
지해수: 그럼, 어떻게 찾았어?
장재열: 운명이랄까?
지해수: 아우, 오글거려.
장재열이 옆 자리에 앉았다.지해수는 또다시 장재열에게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둘은 밤새 고기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제주도에서 느꼈던 그 감정들이 다시 살아 올라왔다.
지해수: 솔직하게 말하자면,잠시 동안 난 미래에 당신의 형제와 삶을 볼 수 있기를 원했어
장재열: 그걸 깨달아서 다행이야. 그럼, 이제부터 우리 사귀자는 말이야?
지해수: 내 말은, 어느 관계에서든 떠나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라는 얘기야.
장재열: 좋아. 근데 내 말은, 인생은 짧아. 사귀자.
그때부터 그들의 연애가 시작됐다. 그리고, 부부로서 그들의 삶이 달콤했다. 아침에는 둘이 아침 식사를 차린 다음에 수광이하고 같이 먹었다. 아침 마다 장재열은 지해수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이마에 키스를 했다. 지해수는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장재열은 카페에서 글을 썼다.
어느 날, 수광이가 목이 말라서 학교에 가기 전에 음료수를 사러 동내 카페에 들렸다. 수광이가 음료수를 사러 들어갔는데 완전히 방심했다.
수광이는 자기가 본 것에 당황했다: 장재열이 혼자 앉아서 마치 누군가가 앉아 있는 것처럼, 옆에 있는 빈자리를 향해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었다.
수광: 아저씨, 혼자서 뭐하세요?
장재열: 수광아! 학교에 왜 안 가구 여기에 있어?
수광: 그냥 목 말라서요.. 근데, 누구랑 얘기하는 거예요?
장재열: 아 미안, 소개도 안 하고 무례하게 굴었네! 여기는 내 친구 한강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