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6: 환멸한 느낌

지해수: 가기 싫지만, 기운이 훨씬 가벼워. 데리고 와서 고맙다.

장재열: 나도 가기 싫다. 이틀 내내 당신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

둘이 차에 짐을 싣고 제주도에서 떠났다. 아직 둘이 어떤 사이인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에 그들은 단순히 서로 존재를 즐겼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곧 깨질 것이다.

[지해수 집에]

지해수: 수광아, 어딨어? 엄마 왔어! 광수야~

아무 대답이 없었다.

지해수: 쟤 왜 안 나오지? 수광아, 빨리 얼굴 보게 나와봐.

지해수가 수광의 방에 가보고 집안 전체를 찾아 봤다. 그런데 광수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지해수가 공황 상태에 빠진 상태로 장재열 한태 전화했다.

지해수: 광수가 행방불명이 됐어! 어떡해? 우리 수광을 잃을 수 없어!

장재열과 지해수는 하루 종일 광수를 찾아봤다. 동네를 샅샅이 뒤졌는데 광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웃의 가장자리에 조용한 장소를 찾아 나섰다. 다행히도, 수광이가 작은 카페 안에서 장재범과 앉아 있었다.

지해수가 그들을 보고, 화가 나서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문을 열기 전에 장재열이 지해수의 손을 붙잡았다.

 지해수: 내 손 놔! 뭐 하는 짓이야?!

장재열: 잠깐만 멈춰봐. 당신이 나중에 후회할 것을 하기 전에, 머리가 맑아지게 여기서 잠깐 기다려봐.

지해수가 창문을 통해 아들과 장재범을 들여다보았다. 두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고 함께 빵 한 통에 탐닉하고 있었다. 장재범이 너무 순진하게 생겼고 광수는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그 순간에 지해수가 죄책감을 크게 느꼈다.

지해수: 그 세월 동안 광수가 아버지 없이 살았다는 것은 내 탓이야.

광수가 여섯 살이였을 떼 엄마한테, “엄마, 아빠랑 나는 왜 행복한 가족이 아니야? 내 친구들은 매일 집에 가서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는데…”라고 물었던 날이 생각났다. 셋이 저녁을 먹었을 때도 생각났다.

  

별안간, 심상치 않은 질문들이 지해수의 머리속에 맴돌았다: 만약 장재범한테 또 다른 기회를 준다면 어떨까? 우리 셋이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결과가 다음 번에 다르게 나올까? 지해수가 유리 잔을 들여다보며, 과거를 떠올린 그 순간에 갑자기 환멸을 느꼈다.

 장재열: 해수야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렀게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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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에피소드 6: 환멸한 느낌”

  1.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쓰신 글 정말 잘 읽었어요ㅎㅎ 같은 여자로서 해수가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과 아들에게 느끼는 죄책감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ㅠㅠㅠ 그런데 혹시 아들 이름을 어떨 때는 광수, 어떨 때는 수광이라고 쓰신 이유가 있나요? 같은 사람인거 맞죠?!? 오늘도 이렇게 바꿔주면 더 자연스럽겠다~라고 느꼈던 부분 몇 가지 말씀드릴게요!!

    1) 데리고 와서 고맙다. →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혹은 “데려와줘서 고마워”라고 써 주시면 더 자연스러울거같아요!ㅎㅎ
    2) 글을 쓸 때는 ‘한테’보다 ‘에게’라고 써 주시면 좋을거같아요~
    3) 이웃의 가장자리 → 한국어로 어떻게 쓰는지 고민해봤는데.. ‘동네 변두리’라고 보통 이야기할 것 같아요! 더 좋은 표현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생각나면 다시 말씀드릴게요ㅠㅠㅎㅎ
    4) 함께 빵 한 통에 탐닉하고 있었다 -> ‘탐닉하다’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조금 강한 것 같아서 이 경우에는 “빵 한 조각을 함께 나누어 먹고 있었다” 정도로 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잘 읽었어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2. 안녕하세요!! 확실히 극본 형태의 글을 접하는 건 흥미롭습니다!! 줄글보다 사실적으로 상황이 연상되거든요… 저번 댓글에서 전개가 해설로 인해 너무 급진전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달았지만, 그것대로 특이하게 매력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쉽게 넘기고, 중요하게 심리를 묘사해야 하는 부분은 해설을 통해 제시하고, 대사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저도 마찬가지로 수광이랑 광수가 동일인물인지 좀 헷갈리긴 했습니다.

    몇 가지 구문만 잡아볼게요!!

    1. 그 순간에 그들은 단순히 서로 존재를 즐겼다. —> 엄청 좋은 문장입니다. 존재를 즐긴다는 표현… 서로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존재 자체가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는 것이지요. 좋았습니다. 다만 서로”의” 존재를 즐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the existence “of” each other이 더 자연스러울 테니까요.
    2. 그 순간에 지해수가 죄책감을 크게 느꼈다 —> 물론 죄책감이 크다는 표현도 되지만, 지해수는 큰 죄책감을 느꼈다고 표현하거나, 죄책감을 많이 느꼈다고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3. 지해수가 유리 잔을 들여다보며, 과거를 떠올린 그 순간에 갑자기 환멸을 느꼈다.
    —> 사실 여기서 왜 환멸을 느끼는 건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ㅠㅠ환멸은, 허무함이나 증오의 느낌이거든요…
    —> 하나 추가하자면 환멸한 느낌이라는 표현은 잘 안써요!! 환멸의 느낌, 이나 환멸. 이라는 명사를 그 자체로 쓰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매끄럽게 글 잘 쓰실 것 같아요!! 앞으로 댓글 다는 사람은 바뀌겠지만 멋진 글 계속 올리시길 기대하겠습니다~~!!

  3. “광수가 여섯 살이였을 떼 엄마한테, “엄마, 아빠랑 나는 왜 행복한 가족이 아니야? 내 친구들은 매일 집에 가서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는데…”라고 물었던 날이 생각났다. 셋이 저녁을 먹었을 때도 생각났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광수가 어렸을 적 했던 저 말을 제가 들었다고 하더라도 쉽게 잊혀지지가 않을 것 같아요. 광수가 가족에게 느꼈을 감정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워요..ㅠㅠ
    글 재밌게 읽었고, 저도 글을 읽으면서 몇 가지 수정하면 더 좋을 점들을 짚어봤어요!

    1) [지해수 집에] -> [지해수 집에서] or [지해수 집] 이라고 알려주는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에”로 끝나면 “to~”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용..

    2) 별안간, 심상치 않은 질문들이 지해수의 머리 속에 맴돌았다:
    이 문장은 정말 잘 쓰신 것 같아요. 한국 소설에 나오는 문장을 가져온 것처럼 정말 자연스럽고 멋진 문장인 것 같아요. “별안간”, “심상치 않은”, “머리속에 맴돌았다” 등의 표현이 좋네요!

    3) 장재열: 해수야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렀게 심각해?
    -> 해수야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심각해? 로 맞춤법을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어?” 로 쓰면 더 자연스러운 일상어처럼 느껴질거에요!

    다음 에피소드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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